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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해설

시민 케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by blueone2 2023. 3. 8.

1941년 개봉한 오슨 웰스의 데뷔작 시민 케인은 비선형 서사, 딥 포커스, 낮은 앵글과 천장 세트, 뉴스릴 모사 등 영화 문법을 혁신적으로 결합해 이후 영화사의 기준점을 바꾼 작품으로 평가된다. 표면적으로는 언론 재벌 찰스 포스터 케인의 생애를 추적하지만, 실제로는 기억과 권력, 정체성과 상실, 아메리칸 드림의 그림자를 해부하는 영화다. 이 글은 줄거리와 함께 기법·상징·역사적 맥락을 엮어 ‘왜 지금 다시 케인인가’를 설명한다.

작품 개요

원제 Citizen Kane
개봉 1941년(미국)
감독/주연 오슨 웰스(감독·제작·공동각본·주연)
촬영 그레그 톨랜드(Gregg Toland)
러닝타임 119분
수상 아카데미 각본상(오리지널) 수상, 총 9개 부문 노미네이트
주요 키워드 딥 포커스, 비선형 서사, 권력/기억, ‘로즈버드’, 자나두(Xanadu)

줄거리(간략)

초호화 저택 자나두에서 생을 마감한 케인은 마지막 유언처럼 “로즈버드(Rosebud)”라는 한 단어를 남긴다. 뉴스릴 편집부는 이 말의 의미를 밝히라며 기자 톰슨을 취재에 보낸다. 톰슨은 케인의 유년 시절을 기억하는 은행가 태처, 오랜 친구 제데다 릴랜드, 두 번째 아내 수전 알렉산더 등 지인들을 차례로 만나며, 여러 사람의 시선을 통해 케인의 인생을 퍼즐처럼 재구성한다. 영화는 기자도, 관객도 끝내 ‘정답’을 보고서처럼 얻지 못하게 만든다. 다만 마지막 화덕 속으로 던져지는 한 장난감 썰매의 이름이, 우리가 사라진 것이라 믿었던 어떤 시간을 은밀히 환기한다.

시민케인 연설 장면

케인이 ‘위대함’의 표준이 된 이유

1) 혁신적 스토리텔링

  • 비선형 구조·증언 형식: 한 인물의 삶을 하나의 진실로 봉합하지 않고, 다층적 관점으로 해석하게 만든다.
  • 뉴스릴 패스티시: 다큐 양식으로 시작해 허구의 ‘사실성’을 구축, 이후의 플래시백을 신뢰/의심 사이에 놓는다.

2) 촬영·미장센의 혁신

  • 딥 포커스: 전경·중경·후경이 동시에 또렷해 인물과 공간의 권력 관계를 한 프레임에 담아낸다.
  • 저각 촬영·천장 세트: 낮은 앵글과 실제 천장은 인물의 위압감, 공간의 폐색감을 극대화한다.
  • 오버래핑 대사·사운드 설계: 현실감과 리듬을 살려 편집의 호흡을 새롭게 제시했다.

3) 주제의 깊이

  • 권력과 기억: 타인의 서술로만 복원되는 기억은 언제나 불완전하다.
  • 아메리칸 드림의 역설: 부와 명성의 정점이 외려 상실의 구멍을 키운다.

핵심 상징 읽기

로즈버드(Rosebud)

정답은 제시되지 않지만, 라스트의 이미지(불타는 썰매)는 유년의 시간·상실된 온기·사적인 행복을 암시한다. 영화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상실의 감각 자체를 남기며, 한 인간을 한 단어로 규정할 수 없음을 말한다.

자나두(Xanadu)

끝없이 축적된 예술품과 동물, 거대한 홀: 부의 과시는 곧 고립의 건축이 된다. 케인의 삶이 타인과의 관계가 아닌 소유로 채워질수록, 프레임은 넓지만 인물은 점점 작아진다.

거울·프레임

거울 속 무한히 분절된 케인, 문틀/격자/기둥에 의해 나뉘는 구도는 케인의 정체성이 자기복제와 공허 사이를 오간다는 사실을 시각화한다.

장면-기법-의미 한눈에 보기

대표 장면 사용 기법 핵심 의미
어린 케인이 눈밭에서 썰매 타는 회상 딥 포커스, 프레임 내부의 수평 이동 가족/자유/놀이의 감각 ↔ 이후의 상실 대비
정치 유세 장면의 거대한 배경 현수막 저각 촬영, 과장된 원근 권력의 시각적 과시, 개인의 신화화
자나두의 텅 빈 홀에서 울려 퍼지는 발자국 롱테이크, 잔향을 살린 사운드 부의 실재감 vs 정서적 공허
거울에 무한히 복제되는 케인 미장센·세트·반사 구성 정체성의 분절과 자기 재현의 실패

인물·관계

  • 찰스 포스터 케인: 신문·라디오·뉴스릴을 거느린 미디어 거물. 사랑받고자 했으나 통제하려 든 인물.
  • 제데다 릴랜드: 이상주의적 친구. 케인의 변질을 가장 가까이에서 고통스럽게 목격한다.
  • 에밀리 먼로 노튼: 케인의 첫 아내(정치 명문가 출신). 사생활 스캔들과 정치 야심 속에 파탄.
  • 수전 알렉산더: 두 번째 아내. 애정과 야심의 대상이자, 케인의 ‘기획된 행복’의 희생자.
  • 톰슨: 기자. 의미를 찾는 과정을 통해, 결국 한 단어로는 누구도 환원되지 않음을 확인한다.

‘케인 vs 허스트’ 비교(영감의 원형과 차이)

항목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현실) 찰스 포스터 케인(영화)
직업 신문 재벌, 미디어 제국 신문 발행인·미디어 거물
저택 샌시미언 대저택 자나두(가공의 공간)
정치 정계 진출 시도·언론 권력 행사 정치 야심과 언론 권력의 결합
영화적 처리 실존 인물 허구적 복합체(여러 인물의 요소 혼합)

제작 비화·역사적 맥락

  • 메르큐리 시어터 팀: 웰스가 라디오·무대에서 함께하던 배우·스태프가 대거 참여해 연극적 타이밍과 영화적 리듬을 결합했다.
  • 그레그 톨랜드: 광각과 조명, 심도 표현에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 톨랜드는 엔딩 크레딧에서 감독과 나란히 소개될 만큼 공동 창작자에 가까웠다.
  • 개봉 당시 반발: 특정 재벌과의 유사성으로 상영 압박이 있었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그러나 이후 비평·교육 현장에서 영향력이 폭발했다.
  • 평가의 진화: 수십 년간 각종 ‘위대한 영화’ 투표에서 1위를 지켰고, 최근 조사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하며 고전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감상 팁(한 번 더 깊게 보기)

  1. 첫 관람: 이야기를 따라가되, 뉴스릴이 만든 ‘사실성’이 이후 회상들을 어떻게 색칠하는지 주의 깊게 본다.
  2. 두 번째: 프레임 속 깊이에 집중한다. 앞·중·뒤에 누구를 어디에 배치하는가?
  3. 세 번째: 소리의 층(오버래핑 대사, 잔향, 음악 큐)을 체크한다. 편집의 호흡이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로즈버드’는 썰매 맞나요?

영화는 마지막 이미지로 강한 암시를 남기지만, 기자도 관객도 그것을 ‘공식 해답’으로 선언하지 않는다. 영화의 핵심은 상징이 해석을 닫지 않는다는 데 있다.

Q. 왜 천장을 보이게 찍었나요?

당시 스튜디오 촬영은 대부분 천장이 없는 세트였다. 웰스는 천장을 보이게 하여 공간의 밀폐감·권력의 압박감을 강화했다.

Q. 정말 개봉 때부터 걸작이었나요?

당대에 호평을 받았으나 화제성은 제한적이었다. 이후 복원·재평가를 거치며 ‘영화사 강의의 표준 텍스트’가 됐다.

오늘의 의미: 미디어·권력·기억

시민 케인은 한 남자의 전기영화가 아니다. 정보를 누가 만들고, 어떤 관점으로 소비하는가를 묻는 텍스트다. 우리는 지금도 뉴스·플랫폼·스핀(Spin)의 시대를 산다. 케인의 서사가 여러 사람의 기억으로만 봉합되는 이유는, 관점의 정치학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이 영화가 여전히 ‘현재형’인 까닭이다.

한 줄 결론

시민 케인형식의 혁신주제의 깊이가 만난 드문 경우다. 한 인물을 다루면서도,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영화다.

참고 문헌/출처

  •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 14th Academy Awards(1942) 기록
  • American Film Institute – AFI 100 Years...100 Movies
  • BFI Sight & Sound – Greatest Films Poll (역대 순위 변동)
  • Library of Congress – National Film Registry: Citizen Kane
  • American Cinematographer – Gregg Toland 촬영 기법 관련 기사

※ 이 글은 영화 해석에 대한 필자의 관점입니다. 다양한 해석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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